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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졸업하기 전 무작정 판교로 가겠다며 부모님께 1년 간의 취준생 생활을 예고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 자신이 포기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학교 친구들이나 주변인들에게 1년간 준비한다고 더 이야기하며 내 각오를 더 다져왔던 것 같다.

 

그렇게 취업을 준비하는 것이 아닌 공부하는 백수 생활이 시작되었고 많은 감정을 느끼며 취준생으로 전직(?)했다.

다행히도 올 한해를 마무리 하기 전에 취준생 생활을 반쯤 마무리하는 인턴이 되었지만 이 과정에서 느낀 감정들을 월별로 해온 일들과 함께 글로 적어보며 올 한 해를 마무리해보려고 한다.

 

 

1월 - 알고리즘과 친해지기

대부분의 기업은 코딩테스트를 요구하지만 학부생 내내 알고리즘에 대해 공부한 적이 거의 없었던 나는 알고리즘 스터디를 따라다니며 일주일 내내 고민해도 2문제를 풀 수 없어서 너무 힘들어하던 때였다.

그 때 삼성SDS 동계 알고리즘 특강을 수강하였는데 지금까지 공부 방법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어떤 알고리즘 해결 기법이 있는지도 모르고 그냥 무작정 때려박다보니 문제가 풀릴리가 없었던 것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하루종일 알고리즘에만 매달리며 다양한 해결 기법을 배우고 풀이 실습을 했던 이 2주는 너무나도 귀한 시간이 되었다.

(이 때 옆자리에서 정말 엄청 열심히 고민하시던 분이 있었는데 이 후 SSAFY에서 만나게 되고 굉장히 친해졌다. 교육에서도 네트워킹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며 정말 신기했다..)

알고리즘 공부를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모르는 분들은 코테 기간이 짧지 않으니 걱정말고 하나하나 다 공부하며 문제를 풀어나가보자. 어떻게 해서든 삼성SDS 알고리즘 특강은 들었으면 좋겠다고 추천할 만큼 좋았다!

 

알고리즘 특강이 끝나자마자 교외근로를 하러 학교로 갔다. 취준 생활동안 부모님께 도움을 받기 어려웠기에 미리 돈을 모아두어야했고 운좋게 소개를 통해 게임 개발하는 회사에서 근로를 할 수 있었다. Unity를 이용하여 간단한 툴을 만들었고 친절한 이사님 덕분에 기분 좋게 근로를 시작할 수 있었다.

또한 넥스터즈에서 인생은 타이밍 이라는 팀에 속해 안드로이드 개발도 진행하였다. 많은 분들이 안드로이드를 Java에서 Kotlin으로 언어를 변경하는 모습을 보았고 나도 Kotlin을 경험해보고싶었기 때문에 Kotlin으로 개발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 시기는 기획을 다듬으며 기초 개발을 시작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2월 - 여러 도전과 아쉬운 마무리들, 그리고 졸업!

근로와 넥스터즈 활동을 병행하다보니 슬슬 문제가 발생했다. 오전부터 저녁까지 근로를 하고 식사 후에 새벽까지 안드로이드 앱을 개발하다보니 점점 능률도 떨어지고 체력적으로 문제가 많이 발생했다. 학교는 충청남도였고 동아리 모임장소는 서울이다보니 체력을 조금이라도 아끼기위해 전철보다는 기차를 이용하며 체력을 보충하려 했다.. 취준을 위해 돈을 모으는 것이어서 조금은 아까웠지만 기차를 타지 않았으면 12월의 나는 존재하지 않았을꺼같기도 하다..ㅎㅎ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Kotlin이라는 익숙하지 않았던 언어와 평소에 개발하던 것보다 조금 더 복잡한 UI가 체력이 떨어진 나에겐 너무 버거웠다.. 팀에게 해가 되고 싶지 않아 나름 열심히했지만.. 내가 만족할 만큼의 퍼포먼스를 내지 못해 너무 아쉬웠다. 근로에서도 거의 막바지에 체력이 너무 방전되어가는 것을 보고 이사님께서 많은 배려를 해주셨다.. 이런 분 또 있을까 싶을정도로.. (감사합니다 이사님!)

 

그리고 학교를 졸업했다. 너무 아쉬웠다. 좋은 기억들이 너무 많았다. 학교를 더 다니고 싶은 마음도 너무 많았지만 이제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많은 축하를 받으며 학교를 뒤로했다. 그 때 받은 선물과 편지들은 아직도 너무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졸업과 동시에 자연스레 근로도 마무리하게 되었고 근로 활동 중에 18년도 2월에 하지 못했던 프로그램과 똑같은 과제를 받아 했었는데 그걸 완성할 수 있었다는 것이 기분 좋았어서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았다.

 

마찬가지로 넥스터즈 활동도 째깍째깍이라는 앱을 런칭하며 좋은 사람들과 좋은 마무리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미구현된 부분이 너무 많았지만..) 이 때 복잡한 UI와 익숙하지 않은 코틀린에 너무 지저분한 소스코드를 작성하게 되었고 이 때 안드로이드에 적용할 수 있는 아키텍쳐에 대해 알아봐야겠다고 다짐했다.

 

3월 -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의 탈락과 2019년 첫 번아웃

모든 활동이 정리되었고 알고리즘에 올인했다. 알고리즘 특강에서 배운 것들을 상기시켜가며 하루종일 알고리즘을 풀어보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문제는 잘 안풀리고 하루에 5-8시간씩 해서 한개 푸는 날이 많았다. 그럼에도 1월 생각해보면.. 많은 성장이었지만.. 당시에는 속상했다. 하루종일해서 한개 풀면 잘한거라니.. 답답해서 미쳐버렸지만 꾸준히하면 되지 않을까란 생각에 알고리즘 문제를 풀었다.

 

그리고 2월 말에 요기요 안드로이드 인턴 1차 면접 및 코딩테스트를 봤는데 합격하여 최종 면접을 진행했다.

면접 후기는 정말 기묘했다. 1차 면접 때 기술면접, 인성면접을 모두 봤고 통과했기 때문에 최종 때는 그렇게 많은 질문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포트폴리오에 대해 칭찬을 들었고 오히려 회사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어 통과한줄 알고 김치국 드링킹 후 탈락.. 면접은 어렵구나 느꼈다. (지금 생각하면 1차 인성 면접 너무 특이하게 대답한게 많았던 것 같다. 신기한 사람이라 한 번 더 본게 아닐까 싶다.)

 

올 한해 꼭 하고싶었던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의 코딩테스트에서 탈락했다. 이 때 진짜 힘들었다. 내가 세운 계획이 모두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지금까지 알고리즘 공부를 해왔는데 코딩테스트에서 탈락이라니.. 3달간 공부한게 뭔가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 이런 감정들이 모여 2019년중 처음으로 번아웃이 왔고 스타크래프트를 엄청 많이 했다.. 덕분에 스타 실력은 많이 늘었다ㅋㅋ 공부한다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내가 집에서 스타만하고 있으니 아버지께서 걱정을 많이 하셨다. 공부를 안해서가 아닌 갑자기 무슨일이 생긴건가 걱정 많이 하셨다고 해서 솔직하게 어떤 마음인지 말씀드리고 조금의 휴식기간을 갖고 공부를 시작할 자신 있으니 걱정 말라고 말씀드리며 번아웃때문에 회복을 위해 강제 휴식기를 가졌다.

 

4월 - 번아웃 극복기

번아웃 되는 시기가 길어질 것 같아서 4월이 시작되자마자 같은 학교 졸업생들을 모았고 알고리즘 스터디를 진행했다. 나를 강제해야할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문제를 풀어왔던 사람도 있었고 아에 처음 시작하는 사람도 있었기에 푼 문제를 제거하고자 백준 알고리즘 사이트를 사용하지 않고 swexpertacademy 사이트를 이용하였다.(당시에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dfs, bfs 문제들을 많이 풀었고 해당 알고리즘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었다.) 스터디의 진짜 매력은 내가 모르는건 배우고 아는 것은 가르쳐줄 수 있다는 것같다. 나는 이 번아웃을 내가 알고있는 지식을 나누며 극복했다. 가르쳐주기 위해서는 내가 조금 더 자세히 알아야했고 알기만한다고 상대방을 이해시킬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설명하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이해가 필요했고 풀이에 적용하는 알고리즘들을 적용한 이유를 찾으며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어떻게보면 의미부여일 수 있지만 이유를 찾기 시작한 것도 도움이 굉장히 많이 됐던 것 같다.

 

넥스터즈 단톡방에서 서울 통합 이동 서비스 해커톤에 같이 나갈 사람을 구하는 것을보고 안드로이드 개발자로 팀에 참여하였다. 시각장애인 길 안내 앱이었는데 굉장히 재미있는 기획이었다. 또한 기획자분과 디자이너분께서 실제 유저를 대상으로 인터뷰도 많이 진행하는 모습들도 보며 많이 신기했다. 일정이 맞지 못해 가진 못했지만 나도 참여해서 같이 인터뷰를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후 기획이 통과하여 1차 평가까지 프로토타입 개발을 진행하였다.

 

5월 - 또 찾아온 번아웃

v 회사에 지원하여 과제를 받고 탈락했다. 이 후 과제에 대해 친구와 페어프로그래밍을 했고 덕분에 recyclerview에 여러개의 뷰 타입이 들어가는 것을 어떻게 하는지 알았다. 안드로이드는 쉬워보이지만 너무 어려웠다.. 안드로이드를 공부하며 정리하기 위해 android dev kit을 친구와 만드려고 했었는데 결국엔 recyclerview 한개만 만들어두었었다.. 나중에라도 내가 편하게 꺼내 쓸 수 있는 dev kit을 만들어보면 재밌을꺼같다.

 

친구가 이 회사는 어떻냐며 g 회사에 지원해보라하여 안드로이드 개발이 아니고 웹 풀스택이었지만 지원해보았다. 나름 이력서(?)도 열심히 작성하여 지원했더니 과제가 나왔는데 정말 하나도 써보지 않은 기술들이었던터라 시간은 시간대로 결과물은 엉망 진창에 난리가 났다.. 최종적으로 넉다운이 된 곳은 back-end를 만들었는데 내가 만든 서버와 연결하여 웹페이지를 띄우는 방법을 이해하는데 완전 실패하고 결국 멘탈 + 체력이 바사삭 되어버렸다.

회사에는 죄송하지만 과제는 미완성으로 과제를 포기해버렸다.

 

과제를 포기했다는 사실에 나 자신에게 실망하고 할 줄 모르는 스택을 강제로 욱여넣던 나는 5월 말에 2019년 2번째 위기가 찾아왔다. 이 때도 방황하며 스타크래프트만 주구장창 했다.. (나는 롤을 진짜 좋아하는데 왜 번아웃이 오면 스타만 했는지 모르겠다ㅋㅋㅋ)

 

6월 - 나의 목표는 무엇이었을까?

1년간 준비하리라 결심했었기에 회사 불합격이 별로 데미지가 없을줄 알았다.

하지만 나는 5월에 두 번의 불합격을 겪고 생각보다 많은 충격을 받았으며, 마음이 많이 꺾였다.

이 때가 위험한 순간이었다.

알고리즘 문제 해결 능력도 5월까진 꾸준히 늘어가는 기분이었는데 정체된 기분도 받았고 주변 친구들에게 "너는 눈만 조금 낮추면 나름 괜찮은 회사에 갈 수 있을텐데 조금 눈을 낮춰보는건 어때?" 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솔직히 많이 흔들렸었다.

하지만 나의 원래 목표는 회사에 취업하는 것이 아닌 성장이었다. 나는 개발을 시작하게 해주고 많은 가르침을 받아온 순천향대학교를 너무 사랑하지만 대외활동이 서울에서 대체로 진행됐기 때문에 공부하기에는 거리적으로 좋은 환경이 아니었고 회사만이라도 조금이라도 더 좋은 환경에서 성장을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또 아직 결심에 반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포기하고싶진 않았기에 계속 공부했다.

하지만 이 때 진짜 친구들에게 엄~~청 투정한거같다.. 난 넘 멍청하다.. 성장이 너무 느리다.. 회사가 날 왜 뽑을까.. 등등.. 자존감도 많이 낮아진 시기였다. 주변 모두들 미안..ㅎ 취준 하는 후배들의 투정도 많이 들어주어야겠다..

작년 학교 다닐 때 알바하며 모아둔 적금, 올해 초에 근로하며 모아둔 돈 등이 거의 소진됐어서 더 우울했다.

 

7월 - SSAFY

SSAFY합격하여 역삼으로 매일 통학했다. 진짜 위기의 순간에 SSAFY로 들어와 열정 있는 친구들을 보며 길었던 번아웃을 마쳤다. 스터디를 진행했었지만 혼자 공부하는 시간이 많았던터라 우울함에 갇히는 순간이 많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엄청 열심히하는 모습을 보며 많이 반성하고 공부했다. 성적 우수자에게는 해외 연수의 기회가 주어진다고 하여 많은 부분에 노력도 많이 했었다. 또한 SSAFY는 월마다 교육지원금이 나와 다시 지갑을 챙길 수 있게 되었다..ㅎ...

 

SSAFY를 하며 넥스터즈 15기 쿸쿸팀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음식 관련 계량 어플이었는데 친구 1명과 같이 팀에 합류하여 개발을 진행했다. 친구는 현업자였고 친한 친구인 만큼 새로운 도전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하여 기술적으로 이거저거 도전해보기로했었다. 팀원 중 PM 역할을 맡은 친구는 안드로이드를 처음 접했다. 처음하는데도 두려워하지 않고 너무 열심히하고 성장하는 친구를 보며 5-6월 번아웃되어있던 나를 많이 반성하고 열심히하게 됐다. 이 친구는 진짜 지금 생각해도 너무 대단하고 멋지다. 기획이 주였던 시기여서 개발에는 시간을 많이 쏟진 않았다.

 

서울 통합 이동 서비스 해커톤의 최종 평가가 얼마 남지 않아 새벽과 주말에 스퍼트를 진짜 많이 했다. 그렇게 최종 평가를 마쳤는데!! 수상하지 못했다. 멘토님들이 있어서 많은 조언도 들었었고 디자이너님께서 너무나도 고생하며 여러 인터뷰, 디자인 등을 해주었던터라 너무 아쉽고 속상했다. 개발에서도 여러 기능을 만들고 했었는데 카카오맵을 이용해서 개발하다 T맵으로 바꿔 다시 개발을 진행하거나 우리 실력으로 만들 수 없는 기획들이 들어가있어 기획을 간소화시켜갔기에 개발도 온전하지 못해서 너무 아쉬웠다. 10팀중 5팀 수상이었는데 수상하지 못한건 아직까지 한이다.

 

8월 - 아쉬움이 남지만 결과도 내보았던 시기

swexpertacademy에서 스터디를 해왔지만 삼성 상시 역량테스트가 존재하는지 몰랐던 나는 SSAFY 친구들의 조언을 듣고 A형 시험을 보았다. 기출문제를 간략하게 해보고 문제를 풀러갔는데 띠용.. A+ 등급을 취득해버렸다. 전 날까지만 해도 한문제에 5시간 걸렸었기에 갑자기 취득해버렸다는 표현이 맞는거같다.

 

알고리즘과 SSAFY 활동 외에는 넥스터즈 활동에 전념했다. 아무계 라는 앱을 억지로(?) 런칭했는데.. 플레이스토어에서 내려야할 것 같다..ㅎ... 지난 기수에 느꼈던 점을 고쳐보고자 mvvm 아키텍쳐를 도입해보았는데(같이 한 친구의 도움을 진짜 많이 받았다.) 무지한만큼 굉장히 오랜시간 걸리고 제대로 적용하지도 못했다. 실제 내 코드는 리팩토링되는 과정에서 굉장히 많이 삭제되었다. 하지만 이 때의 경험이 결국 이 후에 하나씩 공부해 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물론 지금도 너무 어렵고 이해 안되는 부분 투성이다.)

 

9월 - 진짜 취준생으로 전직!

본격적으로 하반기 공채가 시작되었다. 자소서의 경험도 거의 없고 면접 경험도 거의 없었던 나는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으며 하나씩 준비해가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자소서와 면접에는 준비해야할 것이 너무 많았고 준비하려하면 뭘 준비해야할지 하나도 감이 안잡혔다.

8월까지 SSAFY 성적도 나름 잘 받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자소서 준비에 정신이 없어 살짝 미끄러졌었다.

 

공부하는 백수였던 내가 취준생이 되었던 순간이다.

취준생으로서의 시작은 내내 자소서 뿐이었던 것 같다.

 

10월 - 코딩테스트 통과?!

많지 않은 회사에 지원했고 카카오를 제외한 기업들의 코딩테스트를 합격했다. 오랜시간 스터디를 해오고 SSAFY에서 알고리즘을 지속적으로 공부해왔던 것이 드디어 효과를 발휘하는 느낌이었다. 하면 된다는 것을 느낀 첫 순간이었는데, 직접적으로 성장을 느끼니 정말 짜릿했다.

 

코딩테스트를 마쳤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면접을 준비했었다. 여러 사람들의 조언도 듣고 혼자 전공 지식 위주로 공부를 많이했다.

 

이 시기쯔음에 SSAFY에서 백엔드 관련 수업을 들었었는데 5월에 이 수업을 들었으면 아마 5-6월 번아웃이 미뤄지지 않았을까 싶은 수업들이었다..ㅎ 5월의 나는 너무 어거지로 공부하며 이해하는 개발이 아닌 억지로 끼워넣는 개발을 했다. 이 수업을 들으며 다시는 이런식으로 공부하지 않으리라 한 번 더 다짐할 수 있었다.

 

11월 - 길을 잃어버린 나

지원한 회사의 필기시험과 면접에서 모두 떨어졌다.

많은 회사를 지원하지 않았었기에 그만큼 굉장히 집중하자는 생각이었고 그럼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그것은 오만이었다.

반면에 주변에 잘하던 친구들은 지원한 회사들이 굉장히 많이 붙었다.

회사는 명확한 기준으로 사람을 뽑는건지 정말 신기하게도 잘하는 사람들은 모두 합격했다.

 

1년을 준비하기로 결심한게 실수였나?

 

잘하는 친구들은 모두 붙는데 나는 정말 많이 모자르구나..

 

나는 개발을 좋아하는걸까?

 

개발이 적성에 맞지 않는데 너무 억지로 붙잡고 있는건 아닐까?

 

주변 사람들이 합격하는 모습을 보면 내가 합격한 것처럼 기쁘게 축하해주었지만 반대로 불합격하는 나를 보며 부정적인 생각들을 정말 많이 했다.

 

11월 초에 TDD 스터디를 새로 참가했는데, 조금 더 나를 성장 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우울감에 갇혀 스터디를 몇 번 가지 못하고 그만두게 된다. 나에게는 어려운 것도 있었지만 어려운 것은 시간을 쏟으면 극복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시간을 쏟을 자신이 없었다.

하루 종일 있는 SSAFY만으로도 많은 체력을 썼었는데 계속해서 다른 것을 추가적으로 해오다보니 너무 과한 욕심이었다 생각한다.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나왔는데, 스터디 분들에게는 너무 죄송했다.

이 스터디를 나오며 나는 개발자가 되어가는 것이 아니라 개발자를 흉내내고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이 시기도 친구들이 정말 의지가 많이 되어주었다. 진짜 이런 것들을 어떻게 보답해야할지 항상 생각한다.

나는 나보다 잘하는 사람들을 보며 계속해서 더 노력하고 싶은 욕구를 올리며 공부를 하고 자존감은 떨어지는 편이었는데(물론 떨구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다) 주변과 비교하지 말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으란 조언을 많이 받았다.

이 때 내가 하고싶은 것이 뭔지 알기 위해 친구가 하고 있는 게임 개발팀에 12월이 지나 합류하기로 했고(이 때는 정리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해서 미뤘다), 다양한 활동을 해보자는 생각을 하며 이거저거 계획을 시작했다.

SSAFY에서 회고록을 꼭 작성하자고 말한 형이 있었는데 그 형의 회고들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회고도 계획에 들어가게 되었다.

 

올해의 마지막 지원으로 카카오 인턴에 지원하기로하여 정말 자소서도 공들여작성하고 면접까지 최선을 다해 보았다. 면접을 준비하며 친구에게 내가 해왔던 활동이나 경험들, 그리고 내가 가진 장점을 하나도 표현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조언을 듣고 표현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했었다.

 

그리고 SSAFY 친구들과 엄청 놀러다니고 맛있는 것을 먹으러다니며 스트레스를 풀며 쉬는 기간을 갖기로 했다.

물론 쉬는 기간을 갖기로 했지만 안드 토이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알고리즘 스터디도 했지만.. 그럼에도 엄청 먹고 놀았다.

 

12월 - 나도 인턴이 되었다!

카카오 인턴에 합격했다.

너무 놀랬다. 평소처럼 SSAFY에 있었는데 핸드폰을 다른 곳에 두고 친구들과 쉬고 있었던터라 결과 발표가 난 뒤 1시간 정도 지나고 결과를 확인했다.

솔직히 난 결과가 오류가 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몇 번을 다시보고 메일도 계속 확인 했었다.

합격이란 사실에 정규직은 아니지만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하여 직접적으로 개발에 대해 항상 질문하고, 조언을 구하고 했던 분들께 감사하다는 연락을 하려했는데, 정규직 되면 감사인사 돌리라는 말에 머쓱해하며 전환까지 감사는 조금 아껴두기로 했다.

 

인턴에 합격함으로써 SSAFY를 떠나게 되었다.

SSAFY 생활 내내 모르는 것을 서로 나누며 공부하는 순간도 많았고 마음가짐 등을 많이 배웠다. 또한 다양한 추억을 쌓았던 만큼 정이 많이 든 친구들을 떠난다는게 너무나도 아쉬웠다.

이미 다른 기업에 합격하여 떠난 친구들을 보낼 때도 정이 너무 많이 들어 아쉬웠었는데 내가 직접 떠나게 되니 몇 배는 아쉬웠다. 하지만 좋은 친구들을 얻었다고 생각하며 SSAFY에 감사하고 있다.

SSAFY 친구들은 퇴소 이후에도 많이 만나고 있다. 나에게 SSAFY는 정말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오늘로써 카카오에 4일째 출근을 마쳤다. 전환이 될 수 있을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전환까지 정말 힘내볼 생각이다.

물론 전환이 끝이 아닌, 다른 시작점이라고 생각하지만 카카오 너무 가고싶다..ㅜㅜ 4일만 근무했는데도 여러가지로 너무 기분 좋은 근무였다.

 

 

 

이렇게 12개월이 모두 지났다.

지나고보니 1년동안 2번의 번아웃 + 극도의 슬픔(?)에 잠겼던 것을 보면 나를 사용하는 방법을 아직까지도 잘 몰랐던 것 같다. 나름 학교 생활동안 공부하는 방법을 익혔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니었나보다ㅎㅎ..

이것을 경험삼아 20년에는 조금 더 노련하게 많은 경험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20년에 하고싶은 일을 딱 5개만 기록해보며 회고록을 마무리 짓는다.

 

2020년에 하고 싶은 일들

1. 카카오 전환하기!!

- 이건 진짜 하고 싶다. 막연하게 카카오 가고 싶다가 아닌 며칠 출근 해보니까 진짜 너무 좋다..

 

2. 블로그에 글좀 더 많이 쓰자!

- 게을러서 아직도 완성하지 못한 비공개 포스팅들도 많고.. 정리를 하면서 얻는 지식의 소중함을 많이 느낀다.

 

3. 인턴이 종료된 후에는 알고리즘 스터디 꾸준히 나가기

- 인턴 기간 동안에는 쉬기로 했는데 전환이 된 후에도 알고리즘을 꾸준히 해보고 싶다. (안되면 당연히 더 할 것이고..)

 

4. 코드포스 블루 달기

- 3번에 연계되는데 목표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코드포스도 게을러서 계속 미루고 못했는데 20년에는 블루가 되어보자!

 

5. 미완성된 토이프로젝트 완성하기

- 아무계, 째깍째깍 이 두개가 아직 미완성인데 정말 너무 마음아프다. 꼭 둘 다 완성시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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